문화일반

[신춘문예-동화 심사평] 이야기꾼이 갖추어야 할 설득의 힘

여러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약점은 설득력 부족이었다. 의인화 기법을 사용한 '포기할 수 없어' '꼬마 거미 꼬미''울음사다리'의 경우, 리얼리티와 판타지 사이에서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여 독자로 하여금 이야기에 몰입하지 못하고 주춤거리게 만들었다. 동화에서 의인화 기법은 빈번히 쓰이지만 제대로 그 효과를 살리는 것은 그리 간단치 않다.

'국화꽃 향기'나 '똥 기저귀 울 엄마' '왼발과 오른발의 여행이야기'의 경우는 기성 작가들의 작품과 크게 차별화되지 못하고 어린 독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을 만한 사건과 갈등, 문제 해결 방법을 제시하는데 있어 참신함을 보여주지 못하였다.

이명하 씨의 '닭벼슬 머리 우리 형'은 진부하게 진행될 법한 글감을 가지고 의외로 신선하게 요리한 점이 돋보였다. 닭벼슬머리라는 머리모양은 현재 유행하지는 않지만 상징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큰 무리가 없었고, 가족 간의 갈등을 풀어나가는 과정이 긴장감 있게 전개되고 가족 간의 사랑을 재확인하는 머리 깎는 장면은 독자들의 마음에 각인될 만하다. 본심 심사위원 두 사람은 여러 작품 중에서 '닭벼슬 머리 우리 형'을 가장 가능성있는 작가의 작품으로 선택하는데 이견이 없었다. 치열하게 꾸준히 행진하기 바란다.

임정진·이상교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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