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신춘문예-단편소설]당선소감

겨우 복권 살 돈 마련했을 뿐, 당첨 될지는 두고봐야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소설로 쓰자면 장편 열두 권도 넘을 거라는 이들이 주위에 더러 있을 터이다. 물론 그들만의 신산한 아픔이 넘쳐나겠지만 대개 우리는 얼마 듣지 않고도 그저 그렇고 그런 이야기쯤으로 여기기 마련이다. 오랜 습작기를 거쳐 오는 동안, 내 당선소감을 단편소설로 쓰면 열두 편도 넘겠다며 빈말을 흘리곤 했다. 하지만 이런 내 핍진한 감정도 위의 경우와 마찬가지리라. 그래서 어느 소설 구절로 이를 대신하고자 한다. “이제 겨우 복권 살 돈을 마련했을 뿐이다. 당첨이 될지 안 될지는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함께 복을 나누고픈 분들이 자꾸자꾸 떠오르는 건 인지상정인가 보다. 죽음의 문턱에서도 굴하지 않고 시인으로 당당히 살아가고자 했던 선친과 그런 분을 한평생 힘겹게 뒷바라지하느라 애간장 다 타버리신 어머니께 먼저 이 반가운 소식을 전한다. 고모 및 고모부, 큰형 내외, 작은형, 지호, 나아가 50명이 넘는 우리 대가족에게도. 또한 나를 두고 흐뭇해하실 선생님, 사모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내 주위의 많은 친구들, 한백 99학번에게 늘 미안해 왔음을 이번 기회에 꼭 말하고 싶다. 사랑하는 문우 및 '종각역 글벗들'에게도. 첫눈에 반한다는 사실을 지난 12년간이나 내내 각인시켜준 H에게도 이 기쁨을 전하고 싶다. 문학을 만나지 않았다면 못 만났을 너인데, 소설 쓰기를 관두지 못하게 된 지금은 또 어떻게 널 짝사랑해 갈는지.

△ 정의권(35)

△ 계명대 행정학 및 문예창작학과 졸업

△ 프리랜서 기자

강원의 역사展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