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심에 오른 작품들 중에 '주름버섯', '사라연', '직박구리가 사는 은행나무', '김밥천국', '타작', '스쿠티카'가 우리의 눈길을 끌었다. 이 여섯 편의 응모작은 모두 상당히 높은 수준을 보여주었다.
전반적으로 문장력과 구성력에서 성실함과 진지함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따라서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도 경쟁이 치열했다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 우리는 특히 '타작', '스쿠티카'에 주목했다. '타작'은 무엇보다도 정교하게 짜인 이야기의 틀이 돋보였다. 서술과 묘사에서 이야기꾼으로서의 자기 통제력도 뛰어났고, 소설 말미에 중심인물의 내면이 분출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우리 삶의 복잡한 정황을 너무 단순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으며, 그 점이 내내 아쉬움으로 남았다.
거기에 비해 '스쿠티카'는 생생한 현장감을 바탕으로 하여 절실하고 입체적인 삶의 풍경을 제시하는 점에서 성공적이었다. 강한 개성을 가진 인물들을 적절히 활용한 점도 큰 장점인데, 마치 작가가 뛰어난 용병술을 발휘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더욱이 기생충, 항생제, 내성, 성병으로 이어지는 상징적인 연결 고리는 이야기의 흡인력을 더욱 강하게 하는 역할을 했다. 우리는 이 작가가 앞으로도 강력한 서사를 갖춘 작품들을 써내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오정희 소설가·최수철 한신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