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혜 씨의 '사과나무 심부름'은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의 작품은 시적 대상을 바라보는 그만의 방법을 돋보이게 한다. 주변의 사물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시안(詩眼)을 갖고 있음을 엿볼 수 있어서다. 즉, 달리보기를 통해 사물을 새롭게 형상화하면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과나무 심부름'에는 '삼촌이 사과나무에게 일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과나무가 삼촌에게 일을 시키는 것', '사과나무 심부름 하느라 이 가을 삼촌 얼굴도 발갛게 익었다' 와 같은 뛰어난 동심적 상상력으로 사물을 재미있고 따뜻하게 묘사하고 했다.
신인으로서의 신선함이 이런 데 있다. 그리고 명령조로 사과나무가 삼촌에게 일을 시키는 의인화가 바탕에 유머를 깔리게 해 웃음도 함께 선물한다. 하지혜 씨의 다른 작품들도 수작이다. 단숨에 읽히면서도 여운이 남게 하는 시들이다. 이런 점이 그를 선뜻 당선의 자리게 올리게 하였다. 동시단의 새로운 별로 뜰 것이라는 기대감을 준다.
이화주·박두순 아동문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