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졸업생 30명 중 단 1명” 대졸 취업문 꽁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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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원일보DB

재학생들 “취업자 1/3 안돼…그나마 공무원합격자 대부분”

코로나로 은행권 등 채용인원 급감·대기업 수시 채용 전환

23일 강원대 춘천캠퍼스의 미래광장에는 '졸업을 축하합니다'란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코로나19로 학위수여식 없이 졸업주간이 운영 중인 곳에서 학사모를 쓰고 사진을 찍는 졸업생들이 간간이 있었다.

이곳에서 취업 축하 현수막은 찾을 수 없었다. 대기업 공채 합격자 명단이 수십 명씩 적힌 대형 현수막은 코로나19와 함께 사라졌다.

취업지원과 관계자는 “은행권, 유통업계 영업직 채용 인원이 크게 줄었고, 주요 대기업 공채가 수시 채용으로 바뀌었다”며 “IT, 바이오 기업만 채용 공고가 올라와 IMF 외환위기 이후 대졸생 취업문은 가장 좁아졌다”고 말했다.

'취업도 뽀개보자'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졸업은 곧 '취업 전선 진입'을 의미할 뿐이었다. 사회과학대 4학년생인 홍모(25)씨는 “동기생들이 이번에 졸업하는데 취업자는 3분의 1도 안 되고, 그나마 공무원 합격자가 대부분”이라며 “졸업 후에도 1~2년은 취업 준비가 기본”이라고 말했다. 원주 혁신도시 공공기관 취업을 준비 중이란 그는 “200~300대1의 경쟁률을 보면 앞이 안 보인다”고 했다.

이제 '대졸 신입사원'은 졸업식장에서 찾기 어려워졌다. 바이오분야 학과 졸업생인 이모(여·26)씨는 “동기생 30명 중 취업자는 1명뿐”이라며 “졸업생들이 선호하는 제약회사는 석사학위 취득자, 경력직 위주로 뽑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예 취업문을 두드리는 것도 접고 대학원 진학을 선택했다.

이들은 그나마 상황이 나았다. 2019~2020년 졸업생들은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학내 카페에서 취업 공부 중이었던 김모(여·25)씨는 “2년 전 경영대를 졸업하고 공기업 취업을 준비 중”이라며 “2019년에는 20여 곳에 지원해서 시험이라도 봤는데,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채용 일정이 연기되면서 6번만 봤다”고 말했다. 이날 졸업하는 후배들을 보면서 그의 얼굴은 더 어두워졌다. 김씨는 “이렇게 취업 준비생들이 계속 쌓이니까 스펙은 점점 상향 평준화되고 갈수록 어려워질 것 같다”며 “코로나19가 끝나도 청년 실업난이 좋아질 것이란 희망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강원지역의 취업자 수 증감률을 연령대별로 보면 30대는 -5.2%, 40대는 -4.4%, 50대는 -3.2%였고, 60대는 2.6% 증가했다. 반면 20대는 -8%였다.

신하림기자 peace@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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