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발언대]산지 소 값 내려도 소고기 값 그대로 '유통혁신' 절실

홍병천 전 강원대연구교수

그 어느 때보다도 한우 사육농가는 큰 위기에 봉착 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우값의 하락과 사료값의 상승으로 인해 3중고(고금리, 사료값 상승, 소값 하락)를 겪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국내 한우 사육 두수 증가에 따른 영향이 크다고 하겠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가격안정을 위해 할당 관세(무관세)를 통해 들어 온 수입육이 가격안정에 도움을 준 것이 아니라, 가격하락으로 이어져 소득이 급감하였으며, 산지 소값의 하락은 단순한 거래 두수의 증가뿐 아니라 근본적으로 사육 두수의 증가, 경영 환경의 악화, 도매가격의 하락 등 복합적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코로나 시기에도 국민 지원금 지급 등으로 가처분 소득이 늘어나면서 한우 소비량이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 해외 여행 및 학생들의 등교 제한 등으로 야회 활동의 제한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인해 집밖 수요가 줄어들고 가정에서의 한우고기 구매량이 늘어났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한우가격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사육 두수 또한 증가하여 지난 해 10월 기준 355만 7천 두로서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지난 2014년 이후 번식과 비육 소득이 일정하게 유지되면서 금년 상반기에는 360만 두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육 두수 증가세가 최소한 2023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2024년도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한우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반면에 세계적인 경기침체현상으로 고금리, 고물가, 고유가로 인하여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사료된다. 아울러 한우고기 소비가 가계경제에 민감한 반응을 한다고 보면, 현재 직면하고 있는 거시지표상황에서는 소비에 부정적일 것으로 본다. 선제적이고 자율적인 수급조절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임이 틀림없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한우는 세계 유일의 유전자원이며 5천만의 우리 민족문화유산으로 차별화된, 영양은 물론 맛으로 우리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있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일반 국민들은 축산인들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아 억울하고 측은하기까지 한다. 이유는 환경오염, 냄새, 온실가스, 질병 등으로 탄소저감대책에 대한 불만의 요소이다. 축산의 순기능에 대해선 들으려고 하지 않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자연을 유지시키며 농업과 함께 경축 순환할 수 있는 친자연사업으로서, 국토를 유지시키며 국민의 식탁을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여 국민 건강을 지켜주는 생명산업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산지가격이 하락되면 소비자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가격이 내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가격은 요지부동이다. 정부에서는 수급조절에만 몰두하지 말고 유통혁신을 통해 소비 촉진에도 만전을 기해 주실 것을 당부드리며, 토끼의 해를 맞이하여 소비심리 또한 껑충껑충 뛰어주기를 간절하게 빌어본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