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원포럼]‘강원도 인재유출’, 일자리로 풀자

현진권 강원연구원장

많은 사람들이 강원도가 발전하는데 문제점 중 하나로 ‘인재유출’을 지적한다. 강원도에서 교육받은 인재들이 강원도에 머물러야 강원도가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강원도 인재가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이유는 강원도에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재유출의 원인은 일자리 부족이고, 인재유출은 파생된 결과일 뿐이다. 인재유출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강원도에 일자리를 많이 만들면 된다. 이제 강원도 인재유출이라는 파생된 결과에 대한 걱정보다, 강원도 일자리 창출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 정부가 일자리를 만든다고 하지만, 이는 진정한 일자리가 아니다. 정부가 만드는 일자리는 복지일 뿐이다. 기업이 만드는 일자리가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진정한 일자리다. 기업이 만드는 일자리도 천차만별이다. 청년들이 좋아하는 일자리는 대기업이다. 그래서 강원도에도 대기업이 들어올 수 있는 정책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강원도는 크게 영동지역과 영서지역이 있다. 영서지역은 수도권 지역이다. 교통망이 발달함에 따라 이제 수도권이라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지역이다. 경기도에 많은 기업이 있는 이유는 결국 서울로 연결되는 교통망 때문이다. 강원도 영서지역에는 춘천과 원주라는 보배가 있다. 춘천은 이미 수도권이고, KTX로 속초까지 연결되는 교통인프라가 예정되어 있다. 또한 춘천역에는 10여 년 전부터 공터로 존재하는 캠프페이지라는 커다란 자산이 있다. 수도권인 춘천과 향후 속초까지의 연계성을 고려하면, 대기업이 관심을 가질 만하다. 이러한 황금부지에 대기업이 들어온다면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질 것이다. 물론 이러한 일자리가 모두 강원도 청년들에게 돌아간다는 보장은 없다. 자유시장경제 체제에서는 지역 출신과 관계없이 능력에 따라 일자리가 배분되기 때문이다.

지역의 인재유출이라는 허상에 현혹되지 말자. 지역인재라고 반드시 그 지역에서 일자리를 잡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개인마다 각자 가진 특성이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는 전 세계에서 찾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강원도 부모 입장에서 똑똑한 자녀가 강원도 내에서 일자리를 잡는 것이 좋을까? 보다 넓은 세계로 나가서 세계의 인재들과 경쟁하고 배우는 것이 더 낫다. 강원도 인재가 세계의 인재로 발전하는 것이 낫다는 말이다. 고향에서만 살아온 이들에게는 고향의 좋은 점이 보이지 않는다. 반면 다른 지역 사람에게는 그 지역의 장· 단점이 보인다. 그래서 반드시 고향에만 남는 건, 그 지역의 발전에도 좋지 않다. 청년의 특성은 미지 세계에 대한 도전이다. 무지개 너머에 있을 것 같은 꿈과 행동이 개인을 발전시키고, 지역과 국가도 발전시킨다. 그래서 청년의 미지 세계에 대한 도전을 인재유출이라는 꼰대 논리로 가두지 말자. 강원의 청년이 더 꿈을 가지고 더 큰 도전을 할 수 있도록 하자.

강원도의 미래 꿈은 ‘글로벌 도시’다. 글로벌 도시에서는 인재를 보는 눈도 글로벌해야 한다. 강원도 인재가 전 세계로 나가는 것에 박수치고, 거꾸로 전 세계의 인재가 강원도에 오는 것을 반기자. 인재에 관한 생각이 글로벌해야 강원도가 글로벌 도시로 발돋음할 수 있다. 글로벌 도시가 갖춰야 할 필수요건은 기업이다. 많은 기업이 강원도에서 경제 꿈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경제자유의 멍석을 깔아주자. 강원도는 정책을 독립적으로 펼칠 수 있는 ‘특별자치도’라는 자격증이 있다. 기업은 경제자유를 찾아다니는 경제 생명체이다. 규제 없는 곳에는 반드시 기업이 있다. 강원특별자치도라는 지위를 이용해 규제 없는 지역으로 만들자. 그러면 기업은 찾아든다. 그때 강원도 인재유출이라는 걱정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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