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문화예술 진단]11. 도문예진흥기금 지원심사

 -“나눠먹기 그만… 창작 지원금 늘려야”

 도내 예술인들의 최고 관심사였던 올해 도문예진흥기금 지원사업이 확정됐다.

 강원문화재단은 2007도문예진흥기금 지원사업에 신청한 1,199건 69억8,000만원 가운데 57.8%에 달하는 693건에 16억9,0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여전히 소액다건주위의 배분과 심사의 전문성에 대한 지적과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올해 도문예진흥기금의 지원현황과 문제점을 분석하고 기금 심사방식 개선 방안을 살펴본다.

 ■도문예진흥기금 지원 현황

 '2007강원문예진흥기금 지원사업' 심의결과 693건에 16억9,000만원을 지원하기로 최종확정했다. 지원금은 지난해보다 67건에 1억5,000만원이 증가했다.

 지원대상결과 발표자료에 따르면 무용·연극·연예·음악 등 4개 장르를 포함한 공연예술이 177건에 4억4,200만원으로 지원액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문화가 3억2,800만원(129건), 전통예술이 2억9,500만원(121건), 미술·사진 등 전시예술이 2억7,600만원(123건), 문학이 2억400만원(90건), 국제교류가 1억4,500만원(53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번 지원사업에서는 오는 2008년 김유정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각 장르마다 김유정 추모 70년과 탄생 99주년을 기리는 행사를 기획한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미술의 경우 기존 전시회위주의 행사에서 설치미술 텍스타일 등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행사가 증가하는 추세임을 보여주고 있으며 해외문화교류도 문화활동가 해외연수, 환동해 문화소통프로젝트, 조총련과 민간이 함께 만드는 원코리아페스티발 참가 등 의미있는 사업 등이 포함됐다.

 ■기금 심사과정의 문제점

 올해 기금심사 결과를 접한 예술계에서는 도내 예술발전을 위한 '선택과 집중'에 따른 배분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올해의 경우 지원금의 최대치인 500만원이상 지원사업은 9개 사업에 그쳤다. 더구나 도가 지정한 전문예술법인단체의 창작작품 지원은 유옥재창작무용단의 '덧없음에 대한 명상'만이 선정됐다.

 한 공연단체 대표는 “창작집단의 사업은 뒷전이고 문화단체의 목적사업에만 대거지원돼 도문예진흥기금의 본래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며 “제대로 된 창작작품을 만들 수 있는 기본토대를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심사위원의 선정방식과 전문성 결여도 또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도문예진흥기금 심사위원은 예총 민예총 문화원 등 3개 문화예술단체에서 각 분야별로 1명씩 추천받아 10개분야에 30명의 심사위원이 참여했다.

 강원문화재단측은 “지난 2006년 기금심사부터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도내 대학과 전문가집단의 심사위원 추천이 배제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부 예술인들은 “예총 민예총에 소속되지 않은 예술단체는 지원금을 받기가 하늘에 별따기보다 어렵다”며 “문화예술을 위한 기금심의조차 권력화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3년이상 지속적인 창작, 연구 등 활동실적이 있는 단체'에 지원한다는 기본방침도 지키지 않은 채 신생단체 및 사업에 기금이 배분됐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심사방식 개선을 위한 제언

 민예총도지회의 한 관계자는 “현재 실시되는 기금 심의체제로는 나눠먹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심사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것인 만큼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에 따른 지원이 필요하다”는 기본입장을 재확인했다.

 예술계에서는 장르별 전문위원회를 구성해 사전심의를 거친 후 2차 심의를 갖는 방법이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강원문화재단이 공정한 심사를 위해 올해 처음 각 분야별로 심사기간을 2일로 늘렸음에도 심사위원 모두가 당일치기로 심사를 끝내고 돌아간 것도 되새겨 볼 일이다.

 또 기존 문화예술단체의 목적사업 지원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창작에 전념하는 지역예술인들에게 지원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기문화재단은 개인창작자에게도 기금수혜 혜택을 주고 있으며 제주문화재단의 경우 1회에 한해 신진예술가를 지원하고 있다.

 최지순도예총회장은 “전업예술가가 많아질 때 강원문화예술도 발전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창작에만 몰두하는 전업예술가 및 신진예술가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1개 문화예술단체에 지원하는 사업을 3개로 한정하거나 3년이상 지속 지원된 사업에 대해서는 1년간 휴식제를 도입하는 것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원종강원문화재단사무처장은 “조만간 기금지원심사평가회의를 열어 심사방식 개선과 지원사업 평가제도 도입 등 개선책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명숙기자·brightms@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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