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문화예술 진단]9. 지역문화네트워크

 -“소통하라”

 참여정부가 새해 문화정책으로 '지역문화진흥법 제정과 지역문화예술위원회 설립'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역문화의 생산 유통 소비의 주체인 지역문화예술단체와 지역문화예술인의 역할과 책임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문화분권시대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도내 예술인·단체간 네트워크 현황과 효율적인 교류·발전방안을 살펴본다.

 ■취약한 문화기반, 분출하는 지역문화

 도내의 대표적 예술인단체인 강원도예총이 지난 1962년 창립, 50년 가까이 지역문화예술행사의 주역으로 활동해왔으며 민예총도지회가 1995년 발족돼 강원문화예술의 두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

 도는 타 시·도에 비해 도시적 기반과 산업기반이 취약한 상태여서 인재가 타 지역으로 유출되고 있는게 일반적 현상. 이와 비례해 지역문화예술인력도 여건이 나은 타 시·도로 이탈, 지역문화예술 기반이 크게 취약한 편이다.

 지난 1월 열린 도예총회장선거에서 당선된 최지순도예총회장이 '젊은 예술인 영입'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고, 최근 각 문화예술단체에서 일할 젊은 인력을 수소문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도민들의 지역문화에 대한 관심과 지역문화에너지는 폭발하고 있다는 게 이 분야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여가생활시간이 늘어나고 각종 지역문화인프라가 확충되고 있는 상황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하려는 소비자들의 강한 욕구가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문화재단의 '2007도문예진흥기금 지원사업' 신청규모는 1,199건에 69억8,000만원이다.

 여기에 최근 우후죽순 창립되고는 지역문화예술단체의 증가도 전문인력과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역문화네트워크 현황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역문화예술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도내 지역문화예술인간, 예술단체간, 문화생산자와 문화소비자간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의 의미와 가치를 점검하고 새로운 관계를 확립할 수 있다는 기대에 따른 것.

 강릉시는 강릉문화의 집이 이미 지역문화네트워크의 거점으로 자리잡았으며 원주시의 경우 지난해 원주시문화예술시민모니터링을 처음 실시해 예술가와 시민들이 소통하는 길을 텄다. 춘천시는 춘천문화포럼 춘천문화도시연대 춘천축제네트워크 등을 결성해 세미나와 심포지움을 개최하며 지역문화발전에 힘쓰고 있다. 민예총도지회가 지난해 처음 개최한 '강원문화예술아카데미'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강원일보사 주최로 올해 3회를 맞은 '강원문화예술인 신년교례회'와 춘천인형극장이 매월 마지막주 화요일 주최하는 '예술인와인파티', 문화커뮤니티 금토의 '춘천지역예술인신년회'도 넓은 의미의 네트워크라 볼 수 있다.

 지난 2005년부터 2년간 와인파티를 끌어온 강준택춘천인형극장장은 “지역문화예술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보를 교환하고 새로운 일을 도모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격의없는 와인파티를 열게 됐다”고 했다.

 서준섭강원대교수는 “지역예술계는 주변성과 소극성, 자족성과 폐쇄성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폭넓고 다양한 교류와 만남, 협력과 제휴를 통해 낙후된 지역문화의 문제점을 어느 정도 극복해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원문화예술연구소 설립과 문화정보망 구축

 목적없는 만남은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없는 한계를 보여준다. 일례로 지난 2005년 문화예술교육 바람속에 강원문화예술교육네트워크추진위원회가 결성됐지만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한 관계자는 “네트워크의 목적이 명확하지 못해서였던 것 같다”며 “개인이나 단체의 이해관계를 넘어선 공공의 목적을 띤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진정한 지역문화예술의 발전을 위해서는 우선 지역 예술가들과의 교류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교수는 “지역예술계의 경우 '비평의 부재'로 예술가를 위한 자족적 행사에 그치기 쉽기 때문에 교류를 통해 서로 자극받으며 질높은 지역문화를 생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역문화예술위원회 설립을 앞두고 지역문화예술정책과 문화예술계의 현안을 공동 해결하는 예술가네트워크와 지역문화예술활동의 정보서비스를 위한 네트워크가 형성돼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문화예술계에서는 강원문화재단이 설립목적을 살려 지역문화예술계 네트워크 메카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 분출되고 있다.

 또 지역문화예술을 종합적으로 조사·분석·연구하는 가칭 강원문화예술연구소의 설립 등 광범위한 강원지역의 지리적 특성을 감안한 문화정보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정명숙기자·brightms@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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