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수산물 시장 개방 후 도내 농가들은 무한 가격경쟁에 내몰렸다. 존립 위기에 놓인 농촌 경제를 살리기 위해 최근 수년 전부터 추진 중인 대안이 6차 산업이다. 1차 농수산업, 2차 제조·가공업, 3차 서비스업을 복합해 농가는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소비자들은 지역의 향토자원을 활용한 가공식품을 구매, 체험할 수 있어 그 규모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본지는 강원농촌융복합산업지원센터로부터 추천받은 6차 산업 우수 인증 경영체를 연속 소개하고자 한다.
1만6,000㎡ 규모 원주 돼지문화원
공장·체험장·카페·식당 한자리에
연중 연수생·관광객들 몰려 인기
1·2·3차산업 합쳐 월 매출 18억원
브랜드 키워 이달 홍콩 수출 성공
"지속 가능 생산-소비 체계 구축"
■돼지에 관한 모든 것 한자리에=지난 18일 서원주IC에서 나와 지정면으로 5분 정도 향해 도착한 1만6,528㎡(5,000여평)규모의 돼지문화원. 오전 10시를 갓 넘은 시간임에도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가족 관광객들이 곳곳에 보였다. 같은 시간 3층 세미나실에서는 4박5일 현장실습을 나온 홍천농고 학생들이 교육을 받고 있었다. 돼지문화원은 2만두 생산농가를 비롯해 2·3차 산업을 한꺼번에 체험할 수 있어 연중 연수생들이 찾아온다. 홍천농고 학생들은 이봉현 상무의 안내로 바로 옆동 2층의 소시지,떡갈비 가공장을 보고, 바비큐장이 있는 숙박동까지 둘러봤다. 이 상무는 “올 하반기 동물치유 테마의 놀이체험장을 개소할 예정”이라며 부지를 보여줬다.
오전 11시40분이 되니 돼지레이싱이 시작됐다. 미니돼지 7~8마리가 줄지어 미끄럼틀을 타고 올라가니 아이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자녀들과 온 조은정(37·인천시 서구)씨는 “원주 오크밸리에 휴가차 왔다가 인터넷을 보고 방문했다”며 “아이들이 돼지에게 직접 먹이를 주며 동물에 관심을 갖게돼 교육적 효과도 있다”고 했다. 관광객들은 낮 12시가 되자 1층 식당으로 향했다. 금돈이 생산하는 돼지로 만든 시중보다 저렴한 돈가스, 떡갈비스테이크로 점심을 먹었다. 관광객들은 돼지를 테마로 한 임성희, 호영수 작가의 그림 20여점이 걸린 식당 옆 카페에서 차를 마시거나 판매장에서 소시지, 떡갈비를 구입하고, 포토존에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외국산이 못 하는 '나만의 스토리'로 마케팅=금돈의 한 달 매출액은 18억원 정도로 1차 산업의 비중이 65%, 2차 가공식품이 20%, 3차 산업 비중은 15% 정도다. 매출로만 보면 돼지문화원은 큰 비중은 아니다. 품종이 가장 높다는 삼원교잡종에 미네랄 워터를 먹여 키운 돼지여서 대기업으로도 납품된다. 1차 생산만으로도 돈을 벌 수 있었고, 오히려 2011년 개원한 돼지문화원은 5년간 고객도 없었다. 장성훈 대표는 1차 산업으로 번 돈을 3차 산업에 투자하는 꼴이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장 대표는 “외국산이 밀려오고 양돈업에 대한 환경규제, 비호감도가 높아지는 현실에서 나만의 브랜드, 스토리로 팔아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생산은 나만 잘 하면 됐지만, 2·3차 산업은 남이 알아줘야 성공하기 때문에 자리 잡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금돈은 이달 홍콩으로 소시지 수출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홍콩의 진성 바이어를 지난해 돼지문화원으로 초청했고, 금돈의 진정성을 확인한 바이어는 계약을 체결했다. 금돈은 2·3차 산업이 전체 매출액의 절반까지 차지하도록 키우는 것이 목표다. 그보다 더 궁극적인 '미션'에 대해 장성훈 대표는 “양돈업의 소중함을 알리고 지속 가능한 생산-소비 체계를 만드는 기업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하림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