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지역경제 살리는 6차산업]소비자 맞춤 가공식품으로 잘사는 농촌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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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횡성 개나리영농조합법인

◇위부터 횡성 개나리영농조합법인 공장 내부 모습.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고춧가루, 들기름, 참기름 등의 제품 모습.개나리영농조합 외관.김학종 대표횡성 개나리영농조합법인에서 김학종 대표가 완성된 들기름을 정리하고 있다(맨 아래 오른쪽). 횡성=신세희기자

공장 해썹·농산물 GAP 인증받아

명절 땐 1천개 주문 매출 5억 기록

평균연령 70세 주민의 농산물 수매

학교급식 납품 안정적인 판로 마련

늘해랑 브랜드 구축 10억매출 목표

최근 정부의 6차 산업정책은 개별 농가의 소득 증대를 넘어 마을 단위로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시스템을 지향하고 있다. 특화 품목을 중심으로 생산, 가공, 유통, 관광 사업체들 간의 네트워크가 구성되는 것이다. 횡성군 갑천면의 '개나리영농조합법인'은 마을 단위 6차 산업화에 가장 가까운 도내 우수 사례다.

■가난한 농촌 탈바꿈 시킨 가공업=“우리 마을 주변엔 횡성댐밖에 없어요”

오는 길을 알려주는 김학종(55) 대표의 설명은 겸손이 아니라 사실이었다. 폭우가 쏟아진 8월18일 늦은 오후, 논과 밭 사이 좁은 길로 165㎡ 규모의 공장에 겨우 도착했다. 식품안전인증인 해썹(HACCP)을 받은 공장은 바닥에 먼지 하나 없을 만큼 깨끗했고 추석 때 소포장 세트로 판매할 들기름, 참기름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2007년 1사1촌을 맺은 코스닥상장협의회 등에서 명절선물 주문이 1,000개씩 몰려 명절기간에는 일손이 부족하다. 지난달 말 벌써 200여개를 주문받았다.

이장인 김 대표는 마을의 최연소자다. 대기업 유통업체를 다니다 2000년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농로 말고는 제대로 된 길도 없는 전국에서 가장 가난한 마을이었다”며 “새농어촌건설운동, 녹색농촌체험마을 등 정부 사업에 지속적으로 신청하며 길도 내고, 홈페이지를 개설해 잡곡류를 팔기 시작했다”고 했다. 개나리영농조합의 홈페이지는 공장만큼이나 잘 정돈돼 있다. 조합은 농산물 판매에 그치지 않고, 2012년 마을 주민 52명이 생산물을 납품하는 조합원으로 참여했고 출자금은 일부 주민만 내는 방식으로 가공공장을 만들었다.

■철저한 소비자 중심, 학교급식 납품 성공=친환경 우렁이쌀을 수매, 가공하고 고춧가루, 기름류를 제조하는 개나리영농조합법인의 지난해 매출액은 5억여원. 3년 만에 5배 급성장했다. 이 중 60% 이상은 횡성, 춘천, 철원의 학교급식에 납품한 성과다. 김 대표는 “컨설팅을 받아 안정적인 판로로 급식에 주목했고 영양교사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10년을 준비했다”고 했다. 개나리마을은 정부가 농산물 안전인증제도인 GAP(농산물우수관리인증)를 도입한 다음 해인 2007년 GAP 인증을 받았다. 무농약, 친환경 등 각종 인증을 취득해 급식 식자재 기준을 맞춰 나갔다. 코스닥상장협회의 대량 주문도 '1사1촌' 관계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명절 전에는 직접 방문해 샘플을 전달하고, 판매 후 설문조사를 받아 세트 구성을 소비자 기호에 맞추고 있다. 10억원 매출이 목표인 조합은 평균연령 70세인 주민이 생산하는 농산물을 전량 수매하고 안정적으로 급여를 제공할 계획이다.

용량, 품목별로 모두 37개의 제품에 통일성을 주기 위해 '늘해랑'이란 브랜드를 만들었다. '늘 해와 함께 지내자'는 뜻이다. 마을의 원래 이름은 '갯마을'인데 '개나리'가 된 이유를 물으니 김 대표는 “밝은 이미지를 갖고 싶었고, 개나리 6,000주를 사다가 2007년 마을 입구에 심었다”고 했다. 마을의 밝은 미래를 만들고 싶어하는 이장의 의지가 보였다.

신하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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