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우이신(交友以信). 벗을 사귈 때 믿음으로 사귄다는 뜻이다. 친구 사이에 깊은 믿음이 있다는 표현으로 사용할 수 있다. 동고동락(同苦同樂). 괴로움과 즐거움을 함께한다는 것으로 같이 고생하고 같이 즐긴다는 의미다. 붕우유신(朋友有信). 이는 친구 사이의 도리는 믿음에 있다는 뜻이다. 도원결의(桃園結義)는 삼국지연의에서 유비, 관우, 장비가 복숭아 동산에서 의형제를 맺은 이야기에서 비롯된 말이다. 뜻이 맞는 사람이 같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 행동을 같이할 것을 약속한다는 의미다. 죽마고우(竹馬故友)는 대나무 타고 놀던 옛날 친구라는 뜻이다. 그만큼 가깝고 막역한 사이라는 것을 강조할 때 사용할 수 있다. 모두 친구와 관련된 사자성어다. ▼예부터 친구에 대한 고사(故事)와 정의는 숱하다. 그중 최고의 단계는 ‘자신을 알아주는 친구’, 즉 지기(知己)다. 당나라 시인 왕발(王勃)은 그의 시(詩)에서 “세상 곳곳에 절친한 친구(知己)를 두었다면 천하가 모두 이웃과 다름없을 것(海內存知己 天涯若比隣)”이라고 했다. 친구, 특히 자신을 알아주는 친구에 대한 간절한 소망과 기대를 담고 있다. ▼관포지교(管鮑之交)의 주인공 관중도 포숙을 가리켜 “나를 낳은 것은 부모이지만 나를 아는 것은 오직 포숙뿐이다(生我者父母 知我者鮑子也)”라고 했다. 이 또한 지기의 경지에 이른 친구 관계라 할 만하다. 지기라는 말엔 죽음을 무릅쓴다는 비장한 의미도 담겨 있다. 중국 진나라의 예양(豫讓)은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건다(士爲知己者死)”며 이를 실천하다 죽었다고 사마천의 사기(史記)가 전한다. ▼본보가 최근 강원도 내 16개 시·군교육지원청(영월 제외)을 통해 확보한 학교폭력심의건수는 2020년 514건, 2021년 999건, 2022년 926건이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시작된 2020년엔 다소 주춤했다가 등교가 재개된 2021년에 거의 두 배가량 폭증했다. 학교에서 폭력을 심의하는 세태가 친구와 지기라는 말과 오버랩되며 더욱 씁쓸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