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신춘문예 - 시 당선소감]이젠 마음껏 하늘을 쳐다볼 수 있을 것

시는 내게 순간의 진실을 포착한 스냅사진 같은 것. 나는 늘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시는 내 삶을 맑히는 거름망이고 어지러운 내 삶의 발자국이다.

그동안 참 바보같이 살았다. 남들이 다 가는 길 두고 혼자서 멀리 돌아서 가곤 했다.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다고 고개를 흔들고 더러 손가락을 세우기도 했다. 시인이 되었다고 하면 이제 좀 이해해 줄까? 당선 소식을 듣고 무슨 면책특권을 얻은 것 같다.

이제 좀 엉뚱한 행동을 해도 시인이니까 능히 그럴 수도 있겠지…

너그럽게 봐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이상한 안도감. 제일 먼저 남편에게 당선 소식을 전한다. 잘하는 것보다 못하는 게 더 많은 나를 가장 많이 참고 기다려준 고마운 사람이다. 다음에는 시 때려치우라고 구박한 시인 유홍준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자존심 상해서라도 좋은 시 써서 복수하고 싶었다. 그리고 함께 공부한 로모 친구들한테도 참 고맙다. 끝으로 이렇게 당선소감을 쓸 기회를 주신 강원일보와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린다. 세상에 자꾸 두들겨 맞다 보니 눈은 가자미눈이 되고 목은 자라목이 되는 중이었는데 “옴매, 기 살아!” 이젠 짧은 목 길게 뽑아 하늘도 맘껏 쳐다볼 수 있을 것 같다.

△ 정선희(44)

△ 경남 진주 生

△ 논술학원 운영

피플&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