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심에는 '깊은 숨', '돌아보는 이는, 아무도', '어디로 가야 하나요', '고양이 자세로'가 올랐다. '깊은 숨'은 여성 화자의 심리를 섬세하게 포착하고 있고 '돌아보는 이는, 아무도'는 흡인력 있게 읽힌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었다. 그러나 흔히 접하는 '이야기'를 '소설'로 이끌어 올리는 데까지는 미치지 못하여 독창성이 다소 부족하다고 여겨졌다.
'어디로 가야 하나요'는 중심인물들의 심리적 위기와 절박한 삶의 리얼리티를 잘 드러낸 소설이다. 사건 전개가 긴박하고, 문장도 힘 있고 개성적이다. 하지만 소설 속의 세계를 치밀하게 구성하기 위한 마무리 작업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듯해 아쉬움을 남겼다.
'고양이 자세로'는 일상적인 삶의 순간을 담담히 풀어내는 듯이 보이면서도, 허리 통증이라는 상황에 상징성을 부여하여, 정체성의 획득과 타인과의 소통이라는 주제를 나름대로 진솔하게 소화해 냈다고 판단되었다. 그러나 피부과, 마라톤, 담배, 게보린 등등이 서로 긴밀하게 연관되지 못하여 전반적으로 산만하고 모호하다는 인상을 주는 게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앞으로 이 점을 보완해 나가며 정진한다면 더 좋은 작품을 세상에 내보일 수 있으리라 믿는다.
오정희 소설가·최수철 한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