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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제비엔날레 2018을 만나다]고독한 노인의 인생드라마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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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조덕현

◇조덕현 作

미지의 인물 다룬 설치작업

관람객들 주인공의 삶 개입

횡성 출신의 조덕현 이화여대 조형예술학과 교수는 이번 비엔날레의 강원도 대표 작가다.

작품 '꿈-조덕현 이야기'는 작가와 동명인 미지의 인물을 다룬 영상 설치작업이다. 많은 이야기로 가득 찬 전시 공간은 혼란스러우면서도 관람객을 미지의 세계로 안내한다.

홀로 초라한 말년을 보내다 고독사한 노인 조덕현씨의 이야기는 주인공의 삶을 조금씩 알고 이해하게 되는 복합적 구조를 갖고 있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1914년생 조덕현은 이미 1997년에 죽었다. 그의 노년은 불행해 5년 넘게 독거노인으로 살았으며 말년의 삶은 이전의 인생과 극적인 대비를 이룬다. 가상의 조덕현씨는 식민지에서 태어나 온 가족과 함께 만주로 이주했으나 일제에 의해 온 가족을 잃고 이후 모순으로 점철된 글로벌도시 상하이로 흘러 들어간다. 광복과 함께 귀국해 전쟁 전후의 어수선한 시대를 온몸으로 부딪히며 살아간 그에게 찾아온 현실은 잔혹했다.

전시장에서 관람객에게 펼쳐지는 비주얼은 낡고 초라한 집의 모습이다. 집의 모델은 수도권 일대의 고가(古家)로 파주 문산, 법원리 등 군부대 주변, 특히 용주골 같은 사창가 근방에서 찾았다. 작가에 의해 다시 직조된 이 집은 관람객의 상상을 부추기는 장치다. 관람객들은 집 내부로 들어서면서 조덕현의 기억에 개입되고 익명의 삶에 다가서게 된다.

평창동계올림픽취재단=최영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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