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물 세계는 조용한 전쟁터
다툼도 넘어서는 융합 표현
작품 '혼성 실험'은 생물의 빈번한 이동, 생물과 무생물이 한데 섞여 살아가는 현재의 혼란스러운 생태계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했다.
현재 대두되는 외래 식물의 유입에 의한 국내 토종 생태계 파괴 문제와 '자연스럽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묻는다.
이들의 생활 방식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공-존 시스템'이라는 주제로 인공 식물(조화)과 실제 식물의 융합의 공존(共存)을 보여준다. 실제와 구별 불가능한 인공 식물부터 어떻게 값이 매겨지는지 모르는 관상용 식물과 잡초까지 우리가 일반적으로 자연스럽다고 생각할 수 없는 식물 정원이 구성돼 있다.
한정된 토양(공간) 안에서 생장하기 위한 치열한 과정은 겉보기엔 조용하고 평화로워 보이지만 실제로 이 식물들은 자신의 생존을 바탕으로 조용하면서도 목숨을 건 전쟁을 치르고 있다.
식물 정원을 둘러싼 불긋한 액체는 식물들이 벌이는 영역 다툼의 처절함을 상징한다. 녹색과 붉은 수액 팩은 이들의 전투에 영향을 미치거나 끼칠 수많은 내·외부적 조건과 그로 인해 파생되고 앞으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결과물들을 의미한다.
최영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