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원포럼]코로나 백신 접종률 빨리 높여야 한다

오원섭 강원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강원도 감염병관리지원단장

예방접종의 시초는 1796년 에드워드 제너의 종두법이다. 그 후 많은 백신이 개발돼 수많은 생명을 구했다. 과거에는 병원균을 배양해 만든 약독화 생백신이나 병원균을 화학적으로 처리해 만든 불활화백신이 주된 백신이었으나 최근 mRNA백신 등 새로운 플랫폼이 개발됐다.

백신은 인체 내 면역반응을 유발해 특정 병원균의 침입을 예방하거나 약화시킨다. 백신의 효능은 접종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접종한 사람에서 감염병의 발생이 감소하는 정도를 말한다. 세계보건기구는 코로나 백신의 효능을 50% 이상으로 권고하고 있다. mRNA백신인 화이자 백신은 95%, 모더나 백신은 94%이고, 바이러스벡터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70%, 얀센 백신은 66%, 스푸트니크 백신은 91%이며, 단백합성백신인 노바백스 백신은 89%이므로 모두 세계보건기구의 기준을 충족했다. 우리가 매년 가을철에 접종하고 있는 독감 백신의 효능이 40~60%인 점을 고려한다면 코로나 백신의 효능이 매우 우수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코로나 백신을 통해 얻어지는 이득은 단지 코로나의 발생을 감소시키는 백신의 효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코로나 백신은 코로나에 의한 입원이나 중증이나 사망하는 경우도 현저히 감소시키며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인 이득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막대하다.

코로나에 걸리면 합병증으로 혈전이 매우 흔히 발생한다. 한 분석에서 코로나에 걸린 환자의 20%에서 정맥혈전이 발생했고 13%에서 폐색전증이 발생했으며, 혈전이 발생한 환자의 23%가 사망했다. 다른 코호트연구에서 코로나에 걸린 환자 100만명당 39명에서 뇌정맥동혈전이 발생했으나 mRNA백신 접종자 100만명당 4명, 아스트라제네카백신 접종자 100만명 당 5명에서 뇌정맥동혈전이 발생했다. 이러한 사실은 코로나백신을 접종해 코로나 감염증을 예방하는 것이 코로나 감염증에 의한 정맥혈전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임을 시사한다. 최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나 얀센 백신이 면역 반응에 의한 혈전 및 혈소판감소(VITT)의 발생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보고됐다. 이들 백신과 관련된 혈전 및 혈소판감소의 발생 빈도는 미국과 유럽의 백신접종자 100만명 당 1~3명에서 발생했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보고된 바가 없다. 그러나 이들 백신과 관련된 혈전 및 혈소판감소의 발생에 대한 과장된 보도로 인해 우리나라 코로나 백신 수용률이 감소하지 않을까 매우 걱정스럽다.

코로나 백신의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스라엘, 영국, 미국에서 최근 새로 발생하는 코로나 감염증의 수가 현저하게 감소하는 추세이다. 이에 반해 코로나백신의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브라질과 인도에서 최근 새로 발생하는 코로나 감염증의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사망자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4차 유행이 현실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코로나 백신의 접종률을 빨리 높이지 않으면 우리나라도 이들 나라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백신의 국내 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

지금은 어떤 종류의 백신을 접종하느냐보다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코로나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소모적인 논쟁은 이제 중단해야 한다. 아직까지 코로나에 대한 완벽한 백신은 없지만 가장 좋은 백신은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우리 모두가 함께 접종하는 백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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