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적 강수량 800㎜…일시대피자 1,500명 농경지 770㏊ 침수
태백선·영동선 8일째 운행 중단…한탄강 수위 상승 대피령
9일까지 누적강수량 800㎜에 육박하는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홍천 영월 철원 화천 양구를 비롯한 영서지역에서 침수 피해가 속출했다. 태풍의 영향으로 11일까지 최대 300㎜의 비가 예보돼 더 큰 피해가 우려된다.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고성군 거진읍 등대1길, 양구읍 수인리 구 46번 국도에서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도내 전역에서 110건의 산사태가 있었고 모두 응급복구가 이뤄졌다.
강원도에 따르면 이날까지 속초 홍천 횡성 영월 철원 화천 양구 인제 고성 등 9개 시·군에서 194세대 375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일시대피자는 820세대 1,504명에 달했다. 86건의 도로 피해, 201동의 주택이 침수 또는 파손되는 등 425건의 시설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지작물 등 770㏊에 이르는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피해를 입어 강원도농업기술원을 비롯한 농정 당국이 피해 복구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태백선(영월 입석∼쌍용)과 영동선(영주∼동해)은 토사 유입으로 인해 8일째 운행이 중단되고 있다. 기록적인 호우로 마을 대부분이 물에 잠겼던 철원군 갈말읍 정연리에는 9일 오후 또다시 한탄강 수위가 상승하면서 주민 대피령이 발령되기도 했다.
이재민들에게 응급·구호취사세트, 담요 등 7,000여점이 전달됐고 철원과 인제에는 세탁차량이 지원되는 등 구호활동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강원도를 비롯한 각 지자체 관계자 등과 회의를 갖고 피해 방지 대책을 논의했다. 진 장관은 “이번 집중호우는 과거와는 다른 양상의 대규모 자연재난 위기상황인 만큼 기존의 대책과 경험에 의존하지 말고, 과하다 싶을 정도의 선제 조치를 해 달라”며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항구적인 복구대책을 마련하고, 현재의 재난관리시스템도 다시 점검해 개선·발전시켜달라”고 강조했다.
박서화기자 wiretheasia@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