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이 확산됐던 지난 6일 산림 당국이 주민대피령을 긴급 발령했지만 상당수 주민이 움직이지 않아 '안전불감증' 등의 논란이 일고 있다.
산림 및 소방 당국은 6일 발생한 산불이 대형화 조짐을 보이자 발생 3시간40여분 만인 이날 오후 7시8분과 10분에 잇따라 두 차례의 주민대피령을 발령했다.
첫 번째 주민대피령은 산불이 최초로 발생한 성산면 전체를 대상으로 발령됐으나 대상 주민은 6개리 주민 2,500여명이었다. 두 번째 주민대피령은 2분 후 강릉시 홍제동 우미린아파트 650세대 1,900여명을 대상으로 발령됐다.
그러나 이들이 수용된 성산초교, 강릉초교, 시노인종합복지관 등에는 최종적으로 각각 40명, 45명, 120명 등 205명이 대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4,400여명의 4.6%로 대피령이 내려졌지만 실제 대피한 인원은 100명 중 5명도 되지 않는 셈이다.
주민대피령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이 움직이지 않는 것은 '설마 하는' 안전불감증에다 소방 당국과의 견해 차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주민대피령이 내려지자 우미린아파트 입주자들의 상당수는 신속하게 지정된 대피소로 이동하는 대신 각자 승용차에 탄 뒤 산불의 추이를 지켜보는 등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모습을 보였다.
강릉=정익기기자 igjung@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