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가 보여 신고를 했더니 20분 뒤 산 정상부가 빨간 불길로 뒤덮였습니다.” 강릉 산불 최초 신고자 강봉호(69·강릉시 포남동)씨는 다급했던 산불 초기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다.
지난 6일 강씨는 경기도에 살고 있는 아들을 만나기 위해 오후 3시 집을 나섰고, 정체가 심한 고속도로를 피해 대관령 옛길로 접어들었다.
강씨는 성산초교 삼거리를 지나 1㎞가량을 주행하던 중 오른쪽 야산 꼭대기 부근에서 흰 연기가 한 가닥 피어오르는 것을 발견했다.
민가 한 채 없는 산봉우리에서 마땅히 연기가 발생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강씨는 즉시 119에 신고했다.
이후 강씨는 차량을 계속 달려 20분 뒤 대관령전망대에 올라 산불 발화지점을 다시 살폈고, 흰 연기가 시뻘건 불길로 바뀐 모습을 목격했다.
강씨는 “당시 바람이 워낙 거세게 불고 있었고 산 정상부가 이미 불길로 뒤덮인 모습을 보고 불이 빨리 퍼지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신고 이후에도 뉴스로 계속 진화 상황을 지켜봤는데 그나마 인명 피해가 없어 천만다행”이라며 안도했다.
정윤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