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계 지역 22가구 30여명 긴급 대피 한숨
산세 험해 진화대원 투입 등 어려워 탄식
“잠시 쉬지도 않고 불어대는 바람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산림을 지키기 위해 그렇게 애를 썼건만 어떻게 이런 일이….”
산불이 발생한 지 27시간이 경과한 7일 오후 2시30분. 삼척 도계 산불현장에는 주민과 산불진화대원, 공무원들의 탄식과 한숨만 교차했다. 하루 전날인 지난 6일 오전 11시40분께 삼척시 도계읍 점리4반 속칭 비루암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밤새 건의령을 넘나들면서 일촉즉발의 위기감에 모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다행히 민가가 없어 산불이 더 확산되지 않기를 기대하며 밤을 새운 진화대원들과 공무원들은 이튿날인 7일 강풍에 늑구1리인 웃고사리 마을까지 산불이 번지자 22가구 30여명의 주민을 대피시킨 채 방화선을 겨우 구축했다. 산불이 난 이 지역은 고산지대로 산세가 험해 산불진화대원 등 인력 투입이 어려운 데다 헬기가 담수를 하기 위해 광동댐으로 이동해야 하고 초속 4.8m 풍속으로 인해 헬기 진화작업에 이중고를 겪으면서 진화대원들은 심한 매연 속에서 눈앞에 보이는 불이 번지지 않기만 애를 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이틀 동안 산불로 삼척시 하장면과 태백시를 연결하는 건의령을 비롯, 도계읍 점리마을과 늑구리 마을 일대에는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뿌연 연기가 자욱해 주민들과 산불진화대원들이 정상적인 호흡활동 등에 큰 불편을 겪었다. 김정옥(여·78)씨는 “모두 밤을 새우며 고생을 했지만, 바람 때문에 불길을 잡지 못해 걱정”이라며 “바람이 너무나 야속하다”고 말했다.
삼척=황만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