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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강원도 백년기업]'메이드 인 강원' 대한민국 대표 장수기업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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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롭게 도약하는 향토기업들

◇위부터 지난 9월8일 춘천 스카이컨벤션웨딩홀에서 열린 2017년 강원도 백년·유망중소기업 인증서 및 현판 수여식.2015년 열린 도 백년기업 및 유망중소기업 인증 수여식에서 도 유망중소기업 대표들에게 현판이 수여되고 있다.

설립 20년 이상 우수기업 22곳 선정

경영안정자금·마케팅 인센티브 제공

R&D·특허 개발에 아낌없는 투자

누구도 못 베끼는 독자적 기술 갖춰

장인정신 깃든 기술력·유통조직 강점

대기업 OEM 대신 자체 브랜드 경쟁

정부·지자체 친기업환경 구축 나서야

공정거래 보장 등 상생협력 강화 촉구

■강원도 백년기업, 어떤 기업들인가='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세계시장 경쟁력을 보유한 우량 중소기업을 일컫는 전문용어다.

도는 '강원도의 히든 챔피언'을 키우기 위해 2012년부터 '백년기업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도내 사업체 12만개 중 제조업체 수는 7,160개로 6%에 불과하다. 이 중 5인 이상 사업장은 1,596개(1.3%) 정도다.

가장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산업의 근간을 지탱하는 제조업의 척박한 여건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됐다.

백년기업은 본사가 강원도에 있고, 업력이 20년 이상이며, 상시 고용 인원이 10인 이상인 기업 중 신청을 받아 기술력, 재무건전성, 근로환경 등을 평가해 매년 지정하고 경영안정자금 지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까지 선정된 백년기업은 모두 22곳. 최장수 기업은 1963년 설립된 장류 생산기업인 동해식품(주)이다. 분야별로는 식품기업이 10곳으로 가장 많고, 건설자재 생산기업이 6곳, 문구류, 화장품 등 소비재와 자동차부품회사 등도 있다. 지역별로는 강릉이 8곳으로 가장 많았다.

■한눈팔지 않고 기술개발에 집중=원주에 본사와 공장을 둔 영남유리산업(대표:김영석)은 2015년 국내 최초로 단열 스테인리스 프레임과 단열 커튼월 도어세트를 출시하는데 성공한 강소기업이다. 열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자체 핵심기술을 적용해 국내 처음으로 개발한 것이다.

기술개발에만 무려 5년이 걸렸다. 연구개발(R&D)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전문인력을 뽑아 30억원을 투입했다. 1987년 설립된 영남유리는 '창호 시공' 분야에 집중했다.

춘천 후평공단에서 1982년 사업을 시작한 (주)하나식품(대표:오성례)은 어묵 하나로 승부를 걸고 있다. 2005년에는 콩두부 어묵으로 발명 특허를 취득했다.

오 대표는 “시대적인 맛의 트렌드, 외식산업의 변화를 파악하고 어묵에 적용해 신제품을 계속 내고 있다”며 “사업다각화라는 말도 있지만, 중소기업에게는 한 우물을 집중적으로 파면서 핵심기술을 보유하는 전략이 생존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도내 백년기업들의 공통점은 기술개발 전담부서가 있거나, 연구개발과제 실적을 보유하거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산업계 변화 속에서도 꺼낼 수 있는 '필살기(必殺技)' 개발에 온 역량을 집중하는 셈이다.

■나만의 브랜드, 유통망 구축에 사활=1992년 횡성에 세워진 (주)옥두식품은 2대째 사업장을 이어오고 있다. 최광석(42) 대표는 20대 시절 생산직에서 현장 경험을 쌓았고, 경영을 배운 후 3년 전 대표이사가 됐다.

1,000만원을 들고 옥수수 진공포장 제품 납품으로 시작했던 옥두식품은 연매출 61억원, 고용인원 46명인 중소기업이 됐다. 전국 휴게소 100곳에 핫도그, 츄러스를 납품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기술개발전담조직을 신설했다. 옥두식품은 대기업 OEM 제작 대신 자체 유통·매장조직을 강화했다.

최 대표는 “아무리 잘 만든 물건도 잘 팔아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고, 작은 기업과의 직접 거래를 강화하고 있다”며 “브랜드 개발도 관건”이라고 했다.

5년을 내다보며 옥분 원료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그의 목표는 단순하다. 가족 같은 직원들의 일자리를 책임질 수 있고, 자녀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사업체를 만드는 것이다. 이는 백년기업 회원기업들의 공통된 목표다.

백년기업회 오상우 사무국장은 “해외 장수 중소기업들을 보면, 집요한 장인정신 외에도 주변에 조력자가 많았다”며 “정부는 대기업과의 공정거래를 보장하고, 지자체는 기업친화적 환경 구축 지원을 강화하며 함께 노력하면 더 좋은 기업들이 배출될 것”이라고 했다.

신하림기자 peace@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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