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익 경쟁 보다 기업 사명 집중 최우선
지역·사람 밀착형 금융의무 담당 약속
시장에서 작은 국수집 장사를 하는 이지은(가명)씨는 지난 8월 춘천신협 근화지점을 찾았다. 20년 전, 무보험 차량을 단 하루 운전했던 그녀의 남편은 5살 된 첫 아이를 두고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상대차는 고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했고 남편을 갑자기 잃은 슬픔과 억대에 달하는 부채를 함께 떠안게 됐다.
이씨는 파산 신청으로 면책 결정을 받았지만 보험사의 구상금 청구로 인해 세 딸에게 1억3,600만원의 부채가 상속됐다. 자녀들에게까지 급여압류와 보험사의 독촉이 삶을 옥죄어오자 실낱같은 희망을 찾아 춘천신협을 방문한 것이다.
이씨의 상담을 들은 한숙자 춘천신협 이사장은 조합원인 이씨의 재정 안정화를 직원들에게 최우선으로 강조했다. 그리고 해결책을 직접 찾아나섰다. 오랜 노력 끝에 춘천신협은 햇살론 1,500만원, 전세론 2,000만원 등 총 3,500만원 상환으로 보험사와 극적인 합의를 도출했다. 이씨 모녀는 춘천신협의 관심과 노력으로 상속된 채무의 짐을 풀어놓게 됐다.
춘천신협은 이렇게 모범적인 그리고 진정한 서민금융기관이다. 금융권이 온통 수익 확대 경쟁에 나설 때 기업 본연의 사명에 집중하고 있다.
1977년 창립된 춘천신협은 올해 자산 규모 2,0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현재 대출 1,570억, 출자금 123억, 예대율 83%, 연체율 0.19%이란 모범적인 경영실적을 달성했다. 춘천신협은 지역에서 조성된 자금을 대외투자가 아닌 지역 주민, 조합원들에게 맞춤형 금융상품으로 다시 제공하며 '풀뿌리 금융'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특히 낮은 신용등급과 소득으로 제도권 금융이 어려운 서민을 대상으로 '햇살론' 및 '사잇돌대출'을 공급해 서민 금융 기관의 역량을 뽐내고 있다. 춘천신협은 올해 햇살론 50억원을 공급할 예정이다. 9월말 기준 햇살론 43억원, 사잇돌대출 4억원을 제공해 자영업자를 비롯한 직장인에게 힘을 보태고 있다.
한숙자 이사장은 “사람이 더 우대받는 참 은행,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큰 신협을 목표로 지역 밀착형 금융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윤종현기자 jj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