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깜깜이 감염' 급속 확산 역학조사 불능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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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들어 67명 확진…원주 운동시설 집단감염 23명으로 늘어

춘천·원주 유치원·초·중·고 24~28일 전면 원격수업 전환

코로나 발생후 역학전문 인력 충원 없어…재확산 속수무책

강원도내에서 코로나19의 확산속도가 심상치 않다. 8월 이후 원주에서만 44명이 발생하는 등 6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역학조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이동 경로 등이 파악이 안돼 통제 불능 위기마저 제기되고 있다.

■'깜깜이 전염' 확산 통제 불능 우려=원주시내 운동시설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 18일이었다. 하지만 함께 운동한 이용자들이 모두 검사를 마친 것은 첫 확진 판정 뒤 사흘이나 지난 21일이었다. 이 과정에서 가족 등 9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고 집단감염 확진자는 23명으로 늘었다.

더욱이 집단감염이 발생한 원주시내 운동시설은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상 체육시설로 분류되지 않는 단순 자영업에 해당됐던 것으로 확인돼 방역 사각지대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실제 원주시는 집단감염 발생 전까지 시내 체육시설과 고위험시설에 대해 수시로 관리했으나 해당 업소는 관리 대상으로 분류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원주시내에서는 20여명의 공무원이 역학조사와 보조작업, 전산처리를 병행하고 있지만 이미 감염 확산이 상당 부분 진행돼 추가 전파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도내 확산세 지속=춘천에서는 사랑제일교회 접촉자와 타 지역을 방문한 시민, 가족간 전파로 감염된 어린이 2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지난 21일부터 4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춘천지역 확진자인 60대 여성 A씨는 18일과 21일 춘천의 한 내과를, 20일에는 대형 사우나를 방문해 시민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홍천에서는 22일 충남 아산을 방문한 군민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20일 확진자가 나왔던 양양 육군 모 부대에서도 추가 확진자가 1명 더 발생했다. 학생과 교직원들 중에서도 확진사례가 속출하자 강원도교육청은 춘천과 원주에서 24일부터 28일까지 유치원 및 모든학교에 대해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코로나19 재확산이 본격화되면서 원주에서는 지난 16일부터 23일까지 총 43명, 춘천에서는 지난 14일부터 23일까지 10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도내에서 총 6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부 및 방역당국 대응 비상= 그러나 강원도의 경우 도단위 역학조사 담당 의료진은 단 1명에 불과하다. 더욱이 각 시·군 보건소 역시 감염 담당 인력이 2~3명 뿐이어서 집단감염이 확산되면 속수무책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4월 신천지발 유행세가 줄어든 이후에도 3개월간 도내 역학조사관과 보건소 인력·시설은 전혀 보완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역학조사 불능 사태를 불렀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내 전역에서 인력과 시설의 한계 상황을 보이고 있다며 역학조사의 우선 순위를 판별하고 중증환자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현 한국역학회장(한림대 의대 교수)은 “시급한 상황에서는 가족과 환자 인터뷰를 중심으로 밀접접촉자를 빨리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동시에 행정기관이 적극 나서 중환자실과 치료인력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23일 브리핑에서 “이번 한 주간 지금의 확산 추세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방역당국으로서 3단계로의 격상까지 검토할 수밖에 없는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서화기자·지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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