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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아시아에 겨울을 선물하다]겨울 없는 대만 동계스포츠 열풍 평창을 주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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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기회의 땅 대만

◇위부터 대만 유일의 아이스링크인 타이페이 아레나의 모습. 타이페이 아레나에서 훈련 중인 유소년 아이스하키 선수들.스키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대만 나루완 여행사. 대만=박승선기자

슬로프 없어 … 해외로 스키여행

지난 겨울 4만여명 … 7년새 7배

동계올림픽 이후 더 늘어날 전망

현지 체육계 “한국은 좋은 대안”

수준급 빙상장도 단 1곳뿐인 상황

선수들 전지훈련 떠나는 경우 많아

1590년 포르투갈인이 처음 대만을 방문한 이후 네덜란드와 일본 스페인 등 많은 나라가 '아름다운 섬(Formosa)'이라고 불리던 대만에 진출했다. 풍부한 물과 자원, 삼모작이 가능한 옥토, 아름다운 산과 바다, 모든 것을 갖춘 기회의 땅이었기 때문이다. 여러 정치적인 문제를 제쳐 두더라도 대만은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높은 경제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겨울이 없는 아열대지역이지만 대만인들은 높은 경제수준 덕에 겨울스포츠를 즐길 여유를 갖고 있다. 여름의 땅 대만은 평창에게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대만 역시 2018년 2월 평창이 가져다줄 겨울의 선물을 기대하고 있었다.

■스키 마니아 7년간 70배 늘었다=대만스키연맹과 일본과 대만을 오가며 스키스쿨을 운영 중인 페리 문(32)씨에 따르면 2016~2017년 겨울, 대만의 스키 인구는 4만4,114명에 달한다. 대만은 스키장이 없기 때문에 스키 인구 통계는 해외로 스키여행을 다녀온 사람의 수를 의미한다.

2015~2016년 겨울 스키관광객(2만8,762명)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2010년 겨울 스키관광객은 6,850명에 불과했다. 7년 새 스키 인구가 7배나 급증한 셈이다.

더욱이 스키스쿨이나 여행사의 스키여행 상품이 아닌 개인적으로 해외 스키장을 방문해 스키를 즐긴 열성적인 스키 마니아가 2010년 350명 정도였으나 2017년에는 2만4,000여명으로 늘었다.

단순히 스키를 배우는 것이 아닌 찾아가 즐기는 능동적이고 열정적인 스키 마니아가 7년간 70배나 늘었다. 닉 첸(Nick Chen) 대만스키협회 사무총장은 “평창올림픽을 시작으로 아시아에서 동계올림픽이 연이어 열리며 대만 스키 인구는 더욱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에는 겨울이 없다=지난달 29일 오전 6시 타이페이 시내 중심의 타이페이 아레나, 20여명의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가 훈련 중이었다. 1만5,000여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타이페이 아레나는 각종 빙상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렸던 세계적 수준의 빙상장이다. 문제는 대만 내에 수준급 빙상장이 이 곳뿐이라는 점이다. 빙상장이 없다 보니 24시간을 쪼개 사용한다.

스키는 물론 스케이트 등 빙상동호인도 최근 빠르게 늘고 있다. 대만 아이스하키 등록선수는 2013년만 해도 70명 정도였으나 현재는 150명에 달한다. 타이페이 아레나의 하루 이용객만 2,000여명에 달한다. 날이 무더울수록 스케이트를 즐기는 사람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선수들조차 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날이 1주일에 하루 이틀에 불과하다 보니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대만에서는 가깝고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최상급 시설을 갖춘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린 짜오 판 대만 스케이트협회 총간사는 “유망한 선수들과 동호인들이 1주일에 두 번밖에 스케이트를 탈 수 없어 전지훈련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며 “스키와 스케이트를 즐길 수 있는 한국은 좋은 대안”이라고 말했다.

대만=최기영기자 answer07@kwnews.co.kr

※ 이 보도는 삼성언론재단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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