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흰눈 뒤덮인 겨울 동경하는 태국인
작년 동계시즌 한국 방문객 17만명
매년 증가 추세 … 4년 새 31% 급증
동계올림픽에 대한 인식은 부족
8월 말레이서 동남아시아경기대회
11개국에 평창대회 알릴 좋은 기회
동남아 한류 열풍의 중심지는 태국이다. 한국 드라마를 비롯한 각종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최근 현지 여론 조사 결과 태국 도시민의 63%가 한국에 호감을 느끼고, 75%는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국은 4계절이 무더운 열대성 기후 지역이다. 겨울이 있지만 별로 춥지 않고 25도 정도다. 태국인들은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제대로 된 겨울을 동경한다. 그래서 동계 시즌에 방한하는 태국인이 늘고 있는 추세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20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태국민의 대부분은 덥고 습한 날씨 탓에 동계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아예 없거나 잘 알지 못한다. 이를 겨냥해 강원도와 한국관광공사 등은 동남아시아를 상대로 2018평창동계올림픽 홍보에 힘을 쏟아야 한다.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평창올림픽 전후로 개최지인 강원도 관광의 메인 고객으로서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겨울 시즌 방한하는 태국인 증가=한국관광공사 방콕지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다녀간 태국인은 총 47만10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4년 전인 2012년 38만7,441명에 비해 8만2,666명이 늘었다. 지난해 동계 시즌(1~2월, 11~12월)에 다녀간 태국인은 17만223명으로 전체(47만107명)의 36.2%에 달한다.
동계 시즌에 방한하는 태국 관광객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2년 12만9,364명, 2013년 13만7,431명, 2014년 15만8,244명, 2015년 15만1,508명, 지난해 17만223명 등의 순으로 매년 늘고 있다. 2015년에 소폭 감소한 이유는 한국 메르스(MERS)의 영향으로 전체 방문객이 줄어서다.
태국인들의 동계 시즌 한국 관광 형태도 변화하고 있다. 처음에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 여행에 집중됐지만 최근 도내 스키리조트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여행사들은 방한 일정 중 1~2일 도를 방문하는 여행 패키지를 출시하는 등 변화된 관광 패턴에 대처하고 있다.
■태국의 동계스포츠, 아직 걸음마 수준=태국의 동계올림픽 도전은 2000년대부터 시작됐다. 미국계 태국인 선수인 브라왓이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남자 크로스컨트리 스키에 출전한 것이 태국 동계올림픽 역사상 처음이다. 이는 태국 내의 동계스포츠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는 바이올린 연주자인 바네사 메이가 알파인스키 여자 대회전에 출전해 최하위인 67위에 머물렀다.
이처럼 태국 선수들의 동계올림픽 출전은 이어지고 있지만 태국 국민의 관심을 이끌어내기는 충분하지 않다.
이사디 쿠틴타라 태국 카세삿트대 교수는 “태국의 도전은 이어지고 있지만 성적을 거두지 못해 동계스포츠가 국민에게 외면받고 있다”며 “태국 내에서 피겨스케이팅이 오래전에 전파됐지만 국민 중 김연아를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나마 최근 스키·스노보드 등 동계스포츠협회가 창설돼 저변 확대에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은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올림픽 홍보 기회는 있다=동계스포츠에 관심이 없는 태국인들은 평창동계올림픽이 2018년 2월에 한국에서 열린다는 사실을 거의 모른다.
태국올림픽위원회와 스포츠에 종사하는 극히 소수의 관계자만 평창올림픽에 관심을 가질 뿐이다. 지금부터라도 올림픽 전후로 태국인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동남아 홍보에 집중해야 한다.
다행히 기회는 있다. 바로 오는 8월19일부터 31일까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 경기대회(SEA GAME)다. 이 대회는 태국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11개 국가가 2년마다 경쟁하는 무대다. 하계 종목 위주로 경기를 펼치다가 최근 들어 동계스포츠 종목도 추가되고 있다. 태국빙상협회의 노력으로 올해 대회에서는 피겨스케이팅 종목이 추가됐다.
바린 탄수파시리 태국올림픽위원회 사무차장은 “SEA GAME에서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홍보하면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평창올림픽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대회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조직위원회, 개최지역인 강원도 등이 말레이시아 올림픽위원회와 빠른 시일 내에 접촉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국 방콕=강경모기자 kmriver@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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