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석호 강원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비롯 6명의 연구진
실험용 폐 세포 이용 상관 관계 증명한 첫 논문으로 주목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COVID-19 감염 시 더 위험' 가능성
강원대병원 환경보건센터 연구진이 초미세먼지가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높이고 증상을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학계 최초로 증명했다. 이 연구는 초미세먼지와 코로나19와의 상관관계를 실험용 폐 세포를 이용해 증명한 첫 논문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홍석호 강원대 의학전문대학원 내과학교실 교수를 비롯한 6명의 연구진은 인간의 줄기세포와 같은 구조를 지닌 3차원 폐 세포 모형에 초미세먼지를 노출시킨 후 나타나는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코로나19를 악화시키는 염증 반응이 증가했고, 폐가 딱딱하게 굳는 증상인 섬유화 진행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양한 세포의 한 쪽에는 초미세먼지를 노출시키지 않고, 다른 쪽은 4개 군으로 나눠 각기 다른 농도의 미세먼지를 노출시킨 채로 25일간 관찰한 결과 노출된 세포에서 생존력이 크게 감소한 것이다.
또 저농도의 초미세먼지에 노출된 세포에서도 염증 반응이 크게 증가하고 죽은 세포를 청소하는 대식세포의 기능도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관찰됐다.
이와 같은 현상은 초미세먼지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몸 안으로 들어가게 하는 역할을 하는 수용체를 많이 만들어내면서 생기는 반응으로 분석되고 있다. 더욱이 초미세먼지로 인해 폐포 안의 독성이 높아진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미세먼지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폐섬유화증과 같은 호흡기질환 유발과 함께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시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 연구는 지금까지 일부 연구자가 내놓은 '고농도의 미세먼지에 오랫동안 노출되는 경우 코로나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결과를 구체화시킬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환경보건 분야의 권위적인 국제학술지인 '환경연구와 공중보건(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11월호에 게재됐으며 연구진은 후속 연구를 준비하고 있다.
홍석호 교수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겨울철 코로나19 감염률과 사망률 등을 구체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며 “지역별로 미세먼지의 농도 등 공중보건 환경이 다른 만큼 지자체에서 기상청 등 유관기관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연구를 지원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박서화기자 wiretheasia@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