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소 업무 과중 신규 확진자 보고·병상 확보 등 지연 속출
관리전담조직 없어 의료진 개인연락망으로 궁여지책 소통
강원도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지만 상황을 총괄할 컨트롤타워가 없어 보건소와 의료자원의 마비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면 지역 보건소의 조사를 거친 후 강원도청, 중앙방역대책본부로 보고가 진행되고 병상 배정, 중환자 선별, 추가 역학조사가 이뤄지지만 보건소 직원들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면서 이 같은 절차가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25일 오전 원주에서 신규 확진자 16명이 발생했지만 보건소 업무가 마비돼 이날 오후 늦게서야 도에 대략적인 내용의 보고가 이뤄졌다.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원주시보건소와 강원도 담당자들은 확진자들의 병상 확보에도 많은 시간을 소요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더욱이 환자 상태가 악화될 경우 중증환자 관리가 가능한 대학병원으로 환자를 옮겨야 하지만 병상 현황과 중환자 관리를 전담하는 조직이 없어 의료진들도 어려움에 빠졌다. 의료진들은 궁여지책으로 개인 연락망과 단체 대화방을 활용해 의학적 판단을 주고받으며 피해 최소화에 나섰지만 효율적인 관리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전국적인 확산세가 지속되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24일 수도권과 충청, 호남, 경남권에서 대규모 환자 발생을 감안한 대응체계를 점검했다. 그러나 도의 경우 이 같은 시스템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어 환자 관리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역학조사에서도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원주에서 환자가 급증하는 등 지역사회 안에서 더블링(신규 환자 수가 2배 이상 늘어나는 현상)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초기 역학조사에서 놓친 감염원을 찾는 데 한계상황을 맞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5일까지 도내에 3명의 질병관리본부 요원을 파견해 역학조사와 환자 관리를 진행하고 있지만 수도권에서도 대규모 유행이 이어지고 있어 충분한 지원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도내 전문가들은 병상 대응 시스템을 점검하고 자원을 배분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영근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선적으로 경증환자를 담당할 수 있는 생활치료센터를 마련하고 의료자원의 효율적 사용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이와 함께 시민들의 철저한 거리두기와 방역 수칙 준수가 이뤄져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박서화기자